[인천 해외복합 MRO 산업으로 푼다] (중) 왜 IAI는 인천공항에 들어오나 인천일보특집
아태 항공 수요 흡수, 접근성 좋은 인천 최적지
인천공항공사-IAI·STK 투자유치 합의각서 따라
2023년까지 시설건설…매년 B777-300ER 6대 생산
항공 물동량 세계 3위·지리적 이점 따라 입지 낙점
코로나19 감염병 바이러스 확산 속에서도 아시아태평양의 항공 산업은 성장세가 예상된다. 꾸준한 항공정비(MRO) 수요가 기대되는 가운데 항공여객서비스를 주력으로 삼아온 국내 대형 항공업계가 재편되며 MRO 산업에도 변화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동북아 허브공항이라는 좋은 입지가 있는 인천은 과연 MRO산업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까. 아직까지 한국은 일본·중국 사이의 경쟁력에서 헤매는 모양새다.
▲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가 2019년부터 개조·생산해온 보잉 트리플세븐(777) 300ERSF 항공기 모습. /사진제공=인천국제공항공사
동북아시아 허브공항인 인천공항 입지를 활용하려는 해외 MRO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5월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 샤프닉스케이(STK) 등과 인천공항 화물기 개조사업 투자유치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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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약상 공사는 오는 2023년까지 공항 MRO단지 내에 화물기 개조·생산시설 부지를 조성하고 대형 항공기 2대, 소형기 1대 등을 동시 수용하는 격납고 등을 건설하게 된다. 이후 IAI와 STK가 합작법인을 구성해 'B777-300ER 개조 화물기'를 만들어내는 구조다. 매년 6대씩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여기서 B777은 1990년대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에서 개발한 중대형 여객기 종류인데, 2세대인 300ER은 2003년 생산을 시작해 800대 넘게 팔린 대표 흥행 모델이다. IAI는 이를 화물 운반용 항공기로 개조한 '300ERSF' 기체를 전 세계에서 사실상 독점 판매 중이다.
그런데 글로벌 기업 IAI는 왜 인천공항을 골랐을까. 이미 이스라엘 자국 생산기지 외에도 소형기 B737 개조용 중국 톈진 공장, 중형기 B767용 멕시코 공장 등을 구축 운영 중인데도 말이다. 이는 요세프 멜라메드(Yosef Melamed) IAI 대표의 인터뷰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그는 당시 “중국과 멕시코, 인도 등지 후보지를 놓고 고민하다 인천을 낙점한 것”이라며 “세계 173개 도시를 연결하는 인천은 세계 3위 수준의 화물물동량 등 높은 항공 수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가 2019년부터 개조∙생산해온 보잉 트리플세븐(777) 300ERSF 항공기 모습. /출처=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공항은 온라인 전자상거래 활성화 등으로 화물 수요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아시아태평양과의 지리적 접근성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ICAO가 집계한 세계 항공화물 운송규모를 보면 2019년 기준 국내·국제선을 통해 오간 화물수송량은 5760만t에 달하며, 지난 10년간 1.2배 규모로 성장했다. 화물수송량을 지역별로 따져보면 아시아태평양이 37.7%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유럽(23.9%), 북미(20%), 중동(13.8%) 순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 분쟁이 한창이던 2019년에도 중국은 세계 2위 물동량 순위를 지켜내며 오히려 소폭 성장하기도 했다.
이에 유창경 인천 항공우주산학융합원장은 “결국은 시장의 논리”라며 “MRO 국내 업체들이 인천에 자리 잡아 온 것도 주요 요인이나, 무엇보다 아시아태평양의 늘어나는 항공 수요를 계산한 기업들의 손익계산에 따라 입지가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
출처 : 인천일보(http://ww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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